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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반란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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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4-03-24
출판사 에이도스
저자 데이비드 하비
역자 한상연
판형 기타


에이도스.jpg





세계적인 지리학자이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인문학자 20인’에 선정된 데이비드 하비의 최신작.

“1930년대 대공황에서 2008년 부동산버블과 금융위기 그리고 월스트리트 점령운동까지. 도시 한복판에서 벌어진 이 모든 혼란의 근원을 해부한다.”


유연한 마르크스주의자로 평가받는 하비는 이 책에서 명쾌한 언어와 빼어난 통찰로 소수의 특권계급에 의해 사유화된 현대 도시와 위기에 빠진 자본주의에 대한 대안을 탐색한다. 앙리 르페브르의 ‘도시에 대한 권리’ 개념을 재구성하는 동시에 자본주의 역사를 관통해온 도시 공간 형성의 역학을 거시적이고 역사적인 관점에서 분석한다. 19세기부터 이어진 도시 개발주의, 공황과 함께 왔던 부동산버블, 2008년의 금융위기 등 20세기 자본주의를 흔들었던 사건들의 맥락을 살피는 동시에 이런 자본주의적 도시화에 대항했던 파리 코뮌, 1960년대의 도시 위기 그리고 2000년대 볼리비아 엘알토의 도시 반란과 월스트리트 점령운동의 의미에 대해서도 함께 살핀다.


지금 이 시대 우리가 사는 도시에 대한 질문. 어떻게 인간적 도시를 만들 것인가?

‘전통적 도시는 자본주의적 난개발에 의해 파괴되어왔다. 자본이 사회적, 환경적, 정치적으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신경 쓰지 않고 도시의 성장을 끊임없이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전통적 도시는 자본의 과잉축적을 처리하려는 한없는 욕구의 희생물이 되고 말았다.’ 자본주의 시대에 도시는 그야말로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거대한 맷돌이다. 이미 산업화된 서구의 거대 도시뿐만 아니라 한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중국과 인도 아프리카 등 전 세계에 걸쳐 도시화의 물결이 몰아치고 있다. 도시화의 물결이 지구를 뒤덮는 이 시대 과연 도시는 우리에게 과연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도시는 신자유주의적 흐름에 의해 피폐화된 상태에서 벗어나 인간적인 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인가?


자본주의 도시화와 ‘약탈에 의한 축적’

하비는 먼저 자본주의적 도시 공간 형성의 상징적 두 인물, 즉 나폴레옹 3세 시대의 조르주 외젠 오스만과 미국의 로버트 모제스 이야기에서 논의를 시작한다. 여기서 하비는 자본주의 도시화의 본질적 특징을 이끌어낸다. 바로 도시 공간 형성이 자본주의 유지와 위기 탈출 해법에 필요했던 과잉자본 해소, 자본축적 그리고 잉여가치 창출을 실현했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오스만의 파리 대개조와 로버트 모제스의 교외화 전략은 그 규모만 다를 뿐 본질적 맥락은 유사하다. 대대적인 도시 인프라스트럭처 건설을 시행한 오스만의 파리 대개조, 그리고 ‘건물을 짓고, 그 내부를 온갖 가전제품으로 채웠던’ 1950~60년대의 미국 교외화는 경기활성화, 잉여의 흡수, 과잉자본 해소에 역할을 했던 것이다.


한편, 하비는 고층빌딩 건설과 부동산 개발, 주택 자가 소유 정책, 달동네와 슬럼의 재개발 그리고 이런 모든 개발을 뒷받침하는 신용시스템, 2008년 금융위기의 주원인이었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과 같은 주택담보 대출 등에 이르기까지 살피면서 도시화가 자본주의의 잉여를 흡수하는 장소였을 뿐만 아니라 도시를 생산하는 계급으로부터 자본가계급이 ‘약탈에 의한 축적’을 실현하는 장이었다고 주장한다. 노동이 가치를 생산하면 자본은 다양한 수법을 통해 다시 이들이 생산한 자본을 ‘약탈’했으며, 그 무대가 바로 도시였다는 것이다. 이처럼 ‘약탈’의 희생을 당한 자들과 소외된 자들은 슬럼에 몰리거나 도시 주변부로 끊임없이 추방당했다는 것 또한 자본주의 도시화의 특성이다. 하비는 1930년대 대공황과 1960년대 도시 위기, 2000년대 부동산버블과 금융위기 과정에서 어떻게 특권계급에 의해 가난한 자들이 추방당하고 희생자가 되었는지를 매우 생생하게 그려낸다.


도시는 집단적 노동의 결과물이고, 따라서 도시 생산자들 모두의 것이다.

도시라는 물질적 인프라스트럭처와 집합적 상징자본은 어느 특정한 계급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도시 안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공동으로 만든 것이다. 건물을 짓는 노동자에서, 식당에서 요리를 하는 사람들, 가게에서 물건을 팔는 사람들 물론 도시를 운영하고 관리하는 공무원, 군인, 일용노동자, 프리캐리아트 등에 이르기까지 모두 도시를 생산하는 집단적 노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다. 데이비드 하비는 마르크스의 집단 노동자 개념을 확장해 오늘날 도시에 투입된 집단적 노동이 생산해낸 방대한 공유재가 곧 대도시라고 말한다. 하지만 개발업자들과 부동산업자들 자본가계급은 이런 집단적 노동에 의해 나온 결과물인 도시 공간을 사유화하고 전유하려 든다. 자본은 독점지대를 통해 공동생활을 사고팔면서 타자가 생산한 공동생활을 무자비하게 먹어치우며 거기서 지대를 착취한다. 그 소수에 의해 전유되고 사유화된 도시 공간은 어떻게 되찾을 것인가? 데이비드 하비는 개럿 하딘의 ‘공유지의 비극’과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엘리너 오스트롬의 ‘공유의 비극을 넘어서’를 논박하면서 문제는 공유지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공유지를 둘러싼 사회적 관계에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사회적 관계를 바꾸는 것만이 도시 공간을 공동의 것으로 되돌릴 수 있다. 공유재를 사용할 권리는 공유재를 생산한 모든 사람에게 주어져야 한다. 이 사실은 당연히 도시를 만들어낸 집단적 노동자가 도시권을 요구할 근거가 된다.


1%의 자본축적을 위해 약탈과 사기극이 횡행하는 자본주의 도시에서 끝없이 주변부로 밀려나기만 했던 99%의 반란!

책은 2011년 런던에서 일어난 폭동과 2012년 미국 월스트리트를 뜨겁게 달군 월스트리트 점령운동을 다룬 6장과 7장에서 절정에 이른다. 책의 전반부가 자본주의적 도시화에 대한 논리적이고 냉정한 분석이었다면, 후반부는 1% 특권계급에 의해 도시 공간이 사유화되고 영유되는 현실에 대한 고발이자, 자본주의 도시화에서 소외되고 주변부로 추방당했던 99%의 도시에 대한 권리 주장을 담고 있다. 신자유주의적 금융 권력과 특권계급이 자본축적과 생존을 위해 99%에게 착취와 약탈을 일삼고 있으며,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도시 생산자들이 도시권을 주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역사와 도시화를 관통하는 거대한 흐름을 분명한 논리로 담아낸 이 책은 신자유주의적 도시화로 피폐해진 도시를 보다 인간적인 도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볼리비아 엘 알토의 반란과 몇 년 전 전 세계를 뒤흔들었던 월스트리트 점령운동의 의미를 다룬 후반부에서 하비는 이렇게 말한다. 도시는 누구의 것인가? 바로 우리 모두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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