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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4-03-17
출판사 앨피
저자 이정숙
판형 기타

 

 

앨피.jpg

 

학력사회의 종말인가, 새로운 격차사회의 도래인가?

대학이 선택이 되었다는 일본.

그러나 지난 100년간 일본 부모들의 목표는 바뀌지 않았다.

다만, 이 목표를 향해 달리는 부모의 수가 극적으로 줄었을 뿐이다.

유럽식 교육이 좋다지만…

일본에 거주하며 아이를 키우는 한국인 학자가 지난 100년간 일본의 사회경제적 변화에 따른 교육정책 및 일본 학부모들의 의식 변화를 추적한 ‘일본 교육 현장 보고서’.

말로는 핀란드식 교육으로 대표되는 유럽 선진국의 전인적인 교육법을 찬양하면서, 실제로는 대학 입시의 치열한 경쟁 속으로 아이들 등을 떠미는 모순된 현실 속에서 이미 대학이 선택이 된 일본의 교육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현재 우리의 대학 입시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을 일본은 이미 30년 전에 겪었다는 점에서, 또한 우리에겐 아직(!) 낯선 ‘초등학교 입시’가 일본 학부모들의 새로운 선택지가 되었다는 점에서.

 

학력 저하 논쟁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난 100년간 일본의 학력 지상주의는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았다. 1970년대 이후 입시경쟁이 격화되면서 이지메 ․ 학교폭력 ․ 학급붕괴 ․ 부등교 등의 학교문제가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하자, 2002년부터 일본 정부는 이른바 ‘유토리(유도리/여유) 교육’을 전격 실시했다. 학습 내용과 시간을 줄이고 절대평가제를 도입하는 등 학생의 자율성과 인성 교육을 중시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도리어 공교육 불신과 ‘학력 저하’ 논쟁, 사립중학교 입시의 부활이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결국 2011년 일본의 교육정책은 ‘탈脫유토리’로 다시 노선을 바꾸었다. 일본 교육 당국이 ‘유토리’와 ‘탈유토리’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사이 일본 부모들 사이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중학교 입시’와 ‘슈퍼맨 파파’다.

한국 뺨치는 일본의 교육열

이 책의 내용 중 놀라운 점은, 일본도 우리만큼이나 아니 우리보다 더 교육열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교육열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학교나 사회에서 경쟁이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도 일본의 일부 상류층 가정의 교육열은 지금 우리나라 강남 저리 가라 할 정도이다.

이제 일본에서는 대학이 ‘선택’이 된 듯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유토리 교육’을 끌어내리고 새로운 교육 양극화를 가져온 현대 일본 교육 시스템의 모순이 자리 잡고 있다. 아이들의 행복을 바라지만 그 행복은 사회적 ․ 경제적 성공으로만 가능하다는 자본주의적 인식은 더 공고해졌다. 결국 지난 100년간의 파란만장한 변화와 갈등 끝에 일본 사회가 도달한 지점은 ‘공부 잘하는 아이의 부모 되기’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했다.

 

 

이 책의 구성

 

이 책은 그 열망과 경쟁이 시작된 20세기 초반부터 시작된다. 일본 자본주의 및 근대화의 신호탄이 된 메이지유신부터 1945년 일본의 패전으로 막을 내린 제2차 세계대전까지의 기간 동안 일본에서는 ‘교육하는 가족’이 탄생한다.(1장) 이후 교육열이 대중화 및 양극화되고(2장), 일본판 치맛바람의 주인공인 ‘교육마마’가 등장하고(3장), 과도한 경쟁에 반발하여 학교폭력으로 대변되는 ‘아이들의 반란’이 일어난다(4장). 그리고 현재 일본은 교육과 고용에 존재하는 상 ․ 하 계층의 격차를 인정하고 각자 갈 길을 가는 ‘격차사회’로 접어들었다(5장).

저자는 잡지 및 신문 기사와 단행본, 일본 정부의 법률 및 정책 자료집 등 각종 자료를 총동원하여 일본 교육 현장에서 일어난 변화를 생생하게 추적한다. 지난 100년간 일본 사회 전반에서 일어난 각종 변화가 한국 사회에 어느 정도의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것은 이 책이 제공하는 덤이다.

30년 전 일본의 모습?

 

실제로 이 책에 등장하는 일본 학부모들의 모습은 한국 학부모들과 몹시 비슷하다.

‘나는 출세를 못 했지만 자식 셋이 대학을 나와 훌륭하게 출세하면 결국은 인생의 승리자’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사람은 내 자식만은 출세시켜 여유 있는 생활을 누릴 수 있게 하려고 교육 마마가 되고, 반대로 시간과 경제력이 있는 사람은 여유가 있으니 그만큼 자식 교육에 신경을 쏟는다.’

현재 한국의 대학 입시를 둘러싼 뜨거운 경쟁과 교육열은 1970년대 일본 사회를 지배했던 대학 입시 경쟁을 방불케 한다. 학생들의 성적 비관 자살과 왕따 문제 · 교권 하락에 대한 우려 등은, 30년 전 일본 사회를 뒤흔들었던 ‘오치 코보래’ ‘이지메’ ‘부등교’ ‘학급붕괴’ 등의 문제와 놀랄 만큼 유사하다. 그뿐인가. 얼마 전 한국에서 교육감 선거와 맞물리면서 정치 쟁점으로까지 부각되었던 ‘학생인권조례’를 둘러싼 논쟁은 ‘빡빡머리 교칙재판’을 떠올리게 하며, 학력 저하 우려와 공교육 불신으로 사립학교 입시에 달려드는 일본 학부모들의 모습은 자사고 · 특목고 입시에 매달리는 한국 학부모들을 연상시킨다.

교육 양극화가 낳은 격차사회

 

저자는 말한다. “한국인으로서 일본에서 아이를 키우면서 인상 깊었던 것은, 각 가정의 교육 방침이나 부모들의 교육 의식이 매우 다양하다는 것이다. 아이가 아장아장 걷기 시작할 때부터 조기교육에 힘쓰는 가정이 있는가 하면, 아이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건강하게만 자란다면 상관없다는 가정도 있다.”

한 마디로 현재 일본의 교육은 철저히 양극화되었고, 열혈 부모와 그렇지 않은 부모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인은 경제적 ․ 문화적 자본이라는 것이다. 이 책의 <보론 - ‘교육격차’>에 실린 ‘아버지의 학력과 자녀의 수입’ 통계는 이를 잘 보여 준다. 2005년 일본 사회의 불평등 정도를 조사한 전국조사SSM 결과, ‘출신 계층에 따라 기회의 불평등이 발생’하는 ‘격차 세습’이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즉, 아버지의 학력 등 가정 조건이 자녀의 경제 상태로 직결된다는 것이다.

우리 교육의 미래를 점치다

 

현재 일본의 엘리트층은 아버지가 더 나서서 자녀 교육에 올인하고 있다. 그들의 지향은 지난 100년간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다만, 이제는 학교 성적과 인성이라는 두 마리를 토끼를 다 잡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대학 입시가 경제적 ․ 문화적 자본을 갖춘 상류층 부모들만의 리그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한국은 일본과 얼마나 다를까? 한국의 부모들도 일본처럼 ‘공부 잘하는 아이의 부모 되기’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왔고 또 달려가고 있는 건 아닐까?

 

 

지은이 이정숙

1987년 일본으로 건너가 요코하마시립대학 문리학부에 입학했다. 졸업과 취직, 결혼과 출산, 싱가포르 이주 등을 거쳐 2000년 요코하마시립대학 대학원 국제문화연구과에 입학했다.

2002년 석사학위논문 <교육경쟁이 어머니의 육아․교육에 끼친 영향-고도성장기 이후>

2009년 박사학위논문 <교육경쟁과 부모의 교육태도․의식-고도성장기 이후의 변화>

현재 요코하마시립대학 대학원 공동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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